직장인 A씨(27)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강아지를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평소 펫샵 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여러 보호소에서 입양 신청을 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1인 가구이고 미혼이라는 점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배제된 이유에서였다.
보호소를 통해 유기동물을 데려오려다 포기하게 되는 경우는 A씨뿐만이 아니다. 다른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사단법인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 5일 발표한 ‘2022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게 된 경로 중 보호소에서 데려온 경우는 지자체 보호소(3.2%)와 민간 보호소(4.3%)로 5%를 넘지 못했다.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할 계획이 없는 사람에게 이유를 조사한 결과 가장 높은 이유는 ‘입양 방법이나 절차가 어려울 것 같다’(48.2%) 였다.
우선 보호소에서 동물을 입양하려면 입양신청서 작성이 필요하다. 이 입양신청서에는 입양하려는 이유, 가족 동의 여부, 반려동물 입양 경험 등을 필수로 기재해야 한다. 단체에 따라 다르지만 과거에 입양했던 반려동물의 종류와 수량, 주거 형태, 중성화수술 동의 여부 등을 확인하기도 한다. 입양신청서가 통과되면 입양 담당자는 전화나 방문상담을 통해 입양 가능성을 판단한다. 입양이 확정되면 보호소를 방문해 입양서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입양 절차가 마무리된다.
보호소에서 이렇게 깐깐하게 입양대상을 선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보호소를 운영하는 사단법인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측은 “유기동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조건을 찾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동물보호단체인 사단법인 동물권 행동 카라는 “입양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듣지만 입양은 한 생명이 달린 일이기에 소홀할 수가 없다. 입양 후를 책임질 수는 없지만 최소한 확신을 갖기 위해 신중하고 꼼꼼하게 입양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심 속 네 발’은 동물의 네 발, 인간의 발이 아닌 동물의 발이라는 의미입니다. 도심 속에서 포착된 동물의 발자취를 따라가겠습니다.
유승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