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29)가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유니폼을 입고 ‘왕년의 라이벌’이었던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와 맞닥뜨릴 전망이다.
ESPN 등 현지 언론은 12일(한국시간) 후지나미와 오클랜드가 1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서다.
197㎝의 키에 100㎏에 육박하는 건장한 체격을 지닌 후지나미는 고교 시절부터 초대형 투수 재목으로 한몸에 주목을 받았다. 2013년 프로 입단 이후에도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앞세워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한신 타이거즈 소속으로 보낸 첫해부터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10승을 거뒀다. 데뷔 시즌 성적만 두고 보면 1994년생 동갑내기이자 같은 해 프로에 입문한 오타니 쇼헤이보다도 뛰어났다.
2015년 14승 7패 평균자책점 2.40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던 후지나미의 발목을 잡은 건 고질적 제구 불안이었다. 사사구를 남발하며 2군을 오가는 신세로 전락했다. 최근 5년간은 1군에서 단 12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어린 시절부터 라이벌로 꼽혔던 오타니 쇼헤이는 그동안 일본 무대를 평정한 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 스타로 성장했다.
앞으로 후지나미가 뛰게 될 오클랜드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다. 공교롭게도 오타니의 소속팀 에인절스와 같은 지구다. 후지나미가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할 경우 오타니와 투타 맞대결은 물론 각 팀의 선발로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