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 격차가 21세기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부동산 포털 사이트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의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4235만원, 전세가는 2076만원으로 조사됐다”며 “매매와 전세 간 가격 격차는 3.3㎡당 2159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R114의 시세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23년 만에 최대폭이다.
여 수석연구원은 “매매·전세가는 지난해 동반 하락했지만,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더 큰 폭으로 내려가 격차를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R114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률이 매매에서 1.45%, 전세에서 3.19%씩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전세가 격차는 2015년 496만원으로, 현재의 12%에 불과했다. 당시 거래량은 12만225건으로, 2006년 12만812건 이후 최다로 집계됐다. 가격 격차는 이후 7년간 급속하게 늘어났다. ‘3고 현상’(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시달렸던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1646건으로 집계돼 사상 최저로 기록됐다.
여 수석연구원은 “매매·전세가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고 진단하면서 “정부가 강남 3구와 용산 이외의 규제 지역을 해제하고 금융 지원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개선했지만 고금리와 실물 경기 침체 우려로 매수심리가 회복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