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과외를 하는 제자에게 입시 실기곡을 유출한 혐의로 전 연세대 음대 피아노과 교수 A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0일 학원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연세대 전 교수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8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B씨에게 2022학년도 연세대 입시 예심의 지정 실기곡 1곡을 미리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경기 양평군 자신의 집에서 B씨에게 피아노 교습을 한 혐의도 있다. 현행 학원법상 대학 교원은 과외 강습을 할 수 없다.
실기곡을 넘겨받은 입시생 B씨와 이를 청탁한 혐의를 받는 음악학원 원장 C씨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의혹은 B씨가 2021년 8월 음대 지망생들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프란츠 리스트의 파가니니 대연습곡 가운데 한 곡의 특정 부분을 시험곡으로 언급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음대 입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된 대화 내용에 따르면 B씨는 “1차곡 하나만 알려준다. 리스트인 것만 말씀드린다. 32분음표 첫 마디부터. 그냥 재밌을 것 같은”이라며 “인맥빨”로 알게 됐다고 했다.
이후 연세대는 2021년 9월 입학 요강을 통해 음대 피아노과 예심 실기곡으로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의 파가니니 연습곡 등 3곡을 범위로 제시했다.
이에 다른 입시생들은 실제로 B씨가 언급한 곡이 포함됐다며 실기곡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일자 연세대 측은 실기곡을 모두 바꾸고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논란 이후 연세대에서 퇴직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A씨의 연구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후 A씨는 지난달 16일 구속됐으며 같은달 22일 검찰에 송치됐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