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부에도… 강성 개딸들은 ‘불참 좌표찍기’

입력 2023-01-12 07:35 수정 2023-01-12 10:1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모래내시장에서 열린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민생 현장방문'에서 즉석연설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첫 검찰 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고 합심하자고 당부했다. ‘수박’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롯한 비(非)이재명계를 비난하는 용어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 다음 날인 1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찾아가는 국민보고회’ 연설에서 “가족 귀한 줄은 헤어져야 그때 안다”며 “작은 차이 때문에 다툼을 넘어 서로 공격하고 죽이려 하고 ‘수박’들이라서 (그렇다는) 그런 소리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내부에 차이가 있더라도 우리가 싸워야 할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겠나. 서로 좋은 점을 보도록 하자. 차이도 있지만 같은 점도 있지 않으냐”면서 “상대(정부와 여당)가 강하기 때문에 우리 안의 작은 차이는 용인하고, 지향하는 바가 같다면 힘을 합쳐 싸워나가자”고 했다.

당내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당의 단결을 당부하며 단일대오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 대표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 대통령은 국민이 잠시 권한을 위탁한 대리인”이라며 “국민이 맡긴 권한을 오로지 국민의 이익과 국가발전에만 써야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사적 이익을 챙기고 내 편은 무죄요, 네 편은 유죄다. 내 편은 언제나 존중받고 따뜻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네 편은 마음대로 내걸고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는 적이다. 이렇게 여기면 되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되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안 되는 일이 벌어지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싸워야죠. 이겨야죠. 대처해야죠”라고 자답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다시 과거 군사정권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며 “(윤석열정부에) 협조하려고 했으나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인내의 임계점을 넘었으니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지자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게시물. TV조선 보도화면 캡처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게시물. TV조선 보도화면 캡처

이 대표의 바람과는 달리, 그의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검찰 출석 때 이 대표와 동행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이른바 ‘좌표찍기’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

21만명의 회원이 가입한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검찰 출석에 동행한 의원들을 일일이 체크하며 “함께한 의원들 기억하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전날 이 대표의 성남지청 출석에는 민주당 의원 41명이 동행했다.

이 대표의 원조 측근 그룹인 ‘7인회’에서 친명계 좌장으로 불렸던 정성호 의원과 지난 대선에서 총무본부장을 지낸 김영진 의원 등 불참한 이들은 ‘배신자’로 낙인찍힌 모양새다. 동행하지 않은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에서 내쫓아야 한다” “뒤통수를 쳤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