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해외배낭여행 프로그램에…“혈세가 쌈짓돈이냐”

입력 2023-01-11 17:01 수정 2023-01-11 17:04
지난 12월 2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구미시가 추진하는 공무원 해외 직무연수 프로그램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반대 성명을 내고, 시민들은 구미시 홈페이지에 항의성 댓글을 다는 등 연수 프로그램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1일 성명을 내고 “구미시가 공무원들의 기를 살리고 실효성 있는 아이디어와 미래 전략 발굴 목적으로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면서 “공무원 해외연수 필요성은 당연하지만 시점이나 순서, 금액, 규모에서 모두 낙제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무원들의 창조적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각을 위해 배낭여행을 기획했다”고 발언했다. 김 시장에 따르면 해당 배낭여행은 실효성 있는 아이디어와 미래 전략 발굴 목적의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이다. 올 한 해 10개 팀 100명에게 1인당 500만원 한도로 재정을 지원하며 행정, 복지, 도시계획, 에너지, 환경 등을 주제로 대상자를 선발한다는 것이 구체적인 내용이다.

경실련은 해당 연수 프로그램이 고비용, 비효율이며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물가와 고금리에 고통을 겪는 시민들의 정서를 모르쇠로 역행했다”며 “1인당 500만원이 작은돈이 아니며 1년에 100명씩이나 보낸다고 공무원들의 아이디어가 갑자기 쏟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방적인 수도권 지자체만 열심히 견학을 하더라도 공무원 능력 향상이라는 성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공무원들을 소수 선발해 해외연수를 보내는 게 훨씬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구미시는 이와 관련해 젊은 층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제별 연수 프로그램인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만 1인당 지원 금액은 연수 국가,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연수 인원과 연수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11일 구미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공무원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게시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구미시 홈페이지.

한편 구미시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시민들의 항의성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고금리, 고물가에 고통받는 시민들 먼저 생각하라” “해외 가기 전에 국내부터 견학하라” “국민 혈세로 공무원이 배낭여행 가는 사회가 정상이냐” “돈 없다고 소상공인 지원금도 없었는데 배낭여행이라니 어이가 없다” 등의 글을 올리며 연수 프로그램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