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스템임플란트 전 재무팀장 이모(44)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함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아내 A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범행에 가담한 여동생 B씨, 처제 C씨에 대해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벌금 3000만원 및 부동산 전세보증금·분양리조트 회원권 보증금 등 반환채권의 몰수 명령과 함께 1151억8797만여원의 추징도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며 회사 계좌에서 자신 명의 증권 계좌로 15회에 걸쳐 총 2215억원을 이체, 이를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임의 사용해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아내 등 가족들은 이씨가 횡령한 돈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부인 A씨에게는 징역 5년, 여동생 B씨와 처제 C씨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건 이후 처벌을 감수하더라도 재산을 확보해놓거나 출소 후에 재산을 활용해 이익을 누리겠다는 계산을 한 흔적이 보인다”며 “출소 후 범죄 이익을 향유하는 상황을 막고자 했다”고 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1월 사내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고 3일 공시했다. 당초 피해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91.91%에 이르는 1880억원으로 추산됐으나, 수사 결과 2215억원으로 늘었다.
경찰은 경기 파주에 있는 이씨의 아버지와 A씨, B씨의 주거지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이씨 아버지 집에서 1㎏ 금괴 254개를 회수했다.
또 이씨는 횡령금을 이용해 7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아내와 처제 명의로 매입하고, 소유하던 상가건물을 부인과 처제에게 각각 한 채씩 증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수사망을 피해 잠적해있던 건물 역시 부인 명의였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