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 아내에게 음란 사진을 보낸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던 유명 피아니스트 임동혁(39)씨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뒤 그간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임씨는 10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검찰로부터 받은 불기소 통지서를 올린 뒤 “드디어 제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그날이 왔다”고 적었다.
그는 “완벽하게 인격살인을 당했지만 그 와중에 연주도 해야 했다. (당시) 저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로 결정했다. 너무 억울했지만 저까지 나서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싶지 않았다”며 “음악가는 음악으로만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회상했다.
임씨는 “저에게 안부를 물어보는 분들에게 저는 한마디만 주문처럼 말했다. 진실은 언젠가 꼭 밝혀진다는 것이었다”며 “(이 사건이) 절대로 묻히지 않기를 바랐다. 진실이 밝혀지는 날까지 대중이 기억했으면 하고 염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진짜로 가만히 있기에는 하루하루가 매우 고통스러웠다”며 “제가 음악가로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연주를 더 잘하고, 평소보다 앙코르를 더 하는 것이었다. ‘이런 음악을 구사하는 사람이 절대 성범죄자 일리가 없다’고 호소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렇게 너무나도 당연한 (불기소 처분) 결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결과를 기다리면서 요즘엔 세상이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고 상식이 상식이 아니게 되는 경우를 보면서 조바심이 났던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임씨는 “이 사건의 발단, 주제, 배경 등을 다 물증으로 가지고 있으나 그 진실이 너무 추악하고 더러워 그것은 제가 삼키기로 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동안 저를 믿고 오래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제 옆에서 위로와 격려를 해준 제 음악가 동료들에게도 무한한 사랑과 감사를 보낸다”며 글을 맺었다.
그는 2001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뒤 퀸 엘리자베스·차이콥스키·쇼팽 이른바 3대 콩쿠르에 모두 이름을 올린 연주자다.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장혜영)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고소된 임씨를 증거 불충분으로 지난달 27일 불기소 처분했다.
임씨의 전 부인 A씨는 이혼 소송 중이던 2019년 임씨가 자신에게 카카오톡으로 음란 사진을 보내고, 이혼 뒤인 2021년에도 이메일로 음란 메시지를 또 발송했다며 지난해 6월 그를 고소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해 10월 임씨를 서울동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