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에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을 두고 “적당한 표현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10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3년 동안 그렇게 파헤쳐 무혐의 난 (이 대표 관련) 사건을 다시 들춰내고, 반대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소환 조사도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 알려야 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많은 지지자들이 나가서 배웅하고 힘내시라 하는 거는 적당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총출동을 놓고 국민의힘 측이 비판한 것에 대해선 “개인 일이 아니니까 그런 건데, 그거 상식적인 건데 그분들은 우리 하고 상식이 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대표를 포함해 야당 인사들, 전임 문재인정부 인사들을 어떤 양심적 폭로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가 기관을 총동원해서 검찰을 일중대로 하고 감사원을 이중대로 하고 기타의 국정원·경찰을 삼사중대로 총동원된 탄압이 유사 이래 없었다”면서 “이쯤 되면 검찰이 존재할 이유가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저는 안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검찰 출석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박 의원은 “이 수사 자체가 부당한 정치 탄압이다, 패권 수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것을 당당하게 알리고 대응해야 되겠다는 차원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이 잘못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거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그렇다. 제가 이 대표님 하고 두 손을 잡았는데 검찰청 현판을 보면서 하늘을 참 많이 응시했다. 소위 윤석열 검찰의 이 선수들이 도대체 무슨 확고한 신념을 갖고서 이렇게 하는지 많이 생각했다. 검찰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 번 묻는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는 당 지도부와 지지층이 총집결해 세를 과시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행보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당과 국회의원들은 민생에 집중하고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가 자신이 맞서겠다고 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대표 소환에 앞서 페이스북에 “(동행은) 안될 일로 반드시 혼자 가야 한다”며 “지도부가 동행하고 지지자들이 연호를 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민생보다는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 전념하는 정당으로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을 두고 “지금 이 행위는 그 방탄프레임을 더 공고히 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제1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고 제1야당의 소임을 다해야 되는데 방탄프레임 때문에 아무리 해도 그 평가를 못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