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도내에 거주하는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 사건 피해자들에게 500만원의 위로금과 월 20만원의 생활지원금 등을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지원은 종합대책에 대한 약속 이행의 첫 번째 조치로, 지자체 차원의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금 지원은 최초 사례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10월 선감학원 폐원 40년 만에 사건 현장을 방문해 관선 도지사 시절 행해진 국가폭력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선감학원 사건 치유 및 명예회복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위로금 500만원,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금 월 20만원, 경기도의료원 연 500만원 한도 의료서비스 지원, 상급종합병원 연 200만원 한도 의료실비 지원 등이다.
대상자는 오는 16일부터 경기도청 인권담당관실을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도는 예상 지원 대상을 총 100여 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도는 수시로 신청을 받은 후 매분기말 ‘경기도 선감학원 사건 피해지원 심의위원회’를 거쳐 지원 대상을 최종 결정 한다.
첫 지급일은 지원 대상자 심의 이후인 3월 말이다.
도는 경기도 외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에게도 지원금 등이 지급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건의했다. 현행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은 지자체의 사무와 재정 운용 범위를 관할구역과 주민으로 한정하고 있어 도의 예산으로 타 시도민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와 함께 도는 약속했던 종합대책을 본격 이행한다.
올해부터 피해자 신고센터를 지원센터로 개편해 도내 거주 피해자에 대한 지원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전문상담사를 배치해 피해 트라우마 해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선감학원 사건 추모비 설치 및 공동묘역 정비를 통해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공간을 조성하고, 선감학원 옛 건물 보존 사업을 진행해 도민 역사 문화 체험의 산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동연 지사는 “비록 과거에 자행된 일이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가 이 문제의 사실 규명과 피해지원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 약속드린 대책을 성실히 이행하며 상처 치유와 명예 회복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감학원 사건은 국가정책에 따라 일제강점기인 1942년부터 1982년까지 부랑아 교화라는 명분 아래 4700여 명의 소년들에게 강제노역, 구타, 영양실조, 가혹행위를 가하는 등 인권을 유린한 사건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