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고강도 긴축을 “인기 없는 조치”라고 평가하며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지속해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성을 강조한 그의 발언은 정치권 일각의 긴축 완화 요구를 당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으로, 결국 고금리 기조 유지에 대한 의지로 시장에서 해석됐다. 그의 발언을 소화한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11일(한국시간) 상승 마감했다.
1. 파월 “통화정책 독립성 확보해야”
파월 의장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중앙은행 심포지엄에 참석해 “통화정책의 독립성은 중요한 제도적 장치다. 연준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을 위해 수단(통화정책)을 사용하고, 대중과 의회의 이해·감독을 위한 투명성을 제공해 독립성을 지속해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성은 단기적인 정치적 고려로부터 통화정책을 보호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에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처럼 단기적으로 인기 없는 조치가 요구될 수 있다. 정치적 통제가 없으면 그 조처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에서 부여된 목표와 권한을 고수하고, 스스로의 영역을 넓히려는 유혹을 저항하는 게 필수”라며 “(정치권으로부터) 새로운 목표를 떠맡는 것은, 그럴 가치가 있어도 독립성을 약화할 수 있다. 독립성은 우리의 결정이 정치적 고려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믿음을 대중에게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그해 11월부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으로 긴축에 들어갔고,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만큼 연준은 고강도 긴축을 펼쳤다. 지난해 2월만 해도 ‘제로’ 수준이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제 4.25~4.5%까지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서민의 대출 이자 부담, 친환경 산업의 성장성 저하가 부작용으로 돌출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명확한 입법 없는 ‘친환경 녹색 경제’ 촉진,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통화정책 활용은 부적절하다”며 “우리는 기후 정책 입안자가 아니다.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2. 코인베이스글로벌 [COIN]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이날 나스닥에서 12.96%(4.96달러) 급등한 43.23달러에 마감됐다. 코인베이스의 구조조정 계획과 더불어 새해 들어 개선된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가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코인베이스는 이날 블로그에 “직원 95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전체 직원 4700명에서 20%를 줄이는 것이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광범위한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이라고 감원의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암호화폐 시장의 새해 강세가 코인베이스의 성장성을 높였다. 지난해 내내 폭락했던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새해 들어 1만7000달러 선을 탈환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 현재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1.2% 오른 1만7432달러(약 217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3. 워너브로스디스커버리 [WBD]
미국 미디어 기업 워너브로스디스커버리는 이날 나스닥에서 8.18%(0.95달러) 급등한 12.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워너브로스디스커버리는 할리우드 영화사 워너브러더스와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를 합병한 기업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 기업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브렛 펠드먼은 “워너브로스디스커버리가 35억 달러의 합병 시너지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다시 시작하면서 올해 성장을 주도하고 대차대조표를 재편할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