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0일 비공개 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 중 하나인 노동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킥오프성’ 만남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위원장과 30분 가량 만났다. 김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추 부총리는 경사노위 구성원인데, 한번도 인사를 못해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도 “추 부총리가 국회 일정 등으로 바빠 김 위원장과 인사를 못 나눴는데 새해 인사차 면담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인사성 만남이기는 하지만 시점을 감안했을 때 ‘가벼운 만남’이라고만 보기가 힘들다. 고용노동부는 바로 전날 신년 업무보고를 통해 노동개혁 안건을 경사노위에서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 했다. 고용부 업무보고 하루만에 경제 사령탑인 추 부총리와 노동개혁을 이끌어갈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된 만큼 정부가 본격적인 개혁 프로세스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경사노위가 노동개혁을 이끌 중심 기관으로 공식화된 다음날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됐다는 점도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고용부는 업무보고에서 경사노위 내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 자문단’과 ‘연구회’를 출범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문단은 회계투명성 강화와 노사 현장 불법 근절, 노사 대등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한다. 연구회는 근로자대표 및 부분근로자대표 도입과 노조설립·단체교섭 개편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기재부도 내부 진열을 정비하며 노동개혁을 준비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일자리경제정책과는 인력정책과로, 일자리경제지원과는 노동시장경제과로 바꿨다. 경제구조개혁총괄과는 연금·노동·교육 개혁 과제의 협의·조정을 전담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노동개혁은 주로 고용부와 경사노위가 밑그림을 짜지만 기재부 차원에서도 함께 서포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