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의원들 총출동…이재명, 검찰 출석 순간

입력 2023-01-10 11:19 수정 2023-01-10 13:24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 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제1야당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현장에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필두로 조정식 사무총장, 정청래 박찬대 고민정 서영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김남국 장경태 의원 등 친명계 의원 다수도 이 대표 뒤에 함께 섰다. 김의겸 대변인 등 민주당 소속 의원 20여명과 당직자들이 대거 동행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짙은 검은색 코트에 어두운 남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내 약 10분 동안 읽어 내려갔다.

이 대표가 회견문을 낭독하려 하자 현장에 있던 보수 성향의 참석자들 사이에서 “쫄았냐” “어떻게 하면 대장동에서 그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느냐” 등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이 대표는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면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직원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 성남 시민에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구조가 아니다”며 “검찰의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특히 “검찰은 이미 답을 다 정해놓고 있다.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라면서 “검찰에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회견문을 낭독한 이 대표는 검찰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이에 이 대표 지지자들은 “기죽지 마세요”라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 동행한 당 지도부 관계자들과 비장한 표정으로 악수를 나눈 뒤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보수단체와 이 대표 지지자들이 성남지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재명을 구속하라”고 외쳤고, 이 대표 지지자들은 “절대 지켜 이재명”이라며 응수했다.

특히 성남지청 정문 인근에 이 대표 지지자 600여명이 집결하면서 이 대표는 200여m를 이동하는 데 15분 가까이 걸렸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조작 검사 박살내자’ ‘정치 검찰 타도하자’ 등의 피켓을 들고 이 대표를 응원했다. 민주당 지지색인 파란 풍선을 흔드는 지지자들도 보였다.

경찰은 12개 중대 900여명을 배치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