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10일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는 가운데 이 대표 지지자 1500여명이 검찰청 앞에 운집할 전망이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는 홀로 맞서겠다고 했지만, 당대표가 고초를 겪는 걸 그대로 보고 있을 순 없다”며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검찰 출석에 동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9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함께 가기로 일정을 잡았다”며 “(이 대표가) 현장 앞에서 자연스럽게 국민을 향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메시지 내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마 지금까지 이야기를 정리해서 말하는 차원이 더 클 것”이라며 “성남FC와 관련된 조사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에 대한 것을 설명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누가 가야 된다 정한 것은 없다. 이 대표는 당에 부담을 주기 싫은 마음이 커서 한사코 본인 혼자 당당히 임하겠다는 말씀을 계속했다”며 “그런데 또 당대표이고, (만약) 당대표가 아니라고 해도 야당 탄압이라는 것에 대해 함께 단일대오로 맞서 싸우는 상황이다. 많은 의원이 삼삼오오 자발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이 대표가 반드시 혼자 검찰에 출두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김 의원은 “민주당의 당대표까지 했던 분이 상대 당 논리로 우리 당대표를 공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이런 고초를 겪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여기에 공감하는 많은 의원이 함께하지 않을까 이렇게 본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이 대표 지지자들이 많이 오느냐’고 묻자 김 의원은 “그건 제가 알 길이 없다”면서도 “오히려 의원들 마음보다 지지자들 마음이 더 아주 뜨겁게 굉장히 불타오르는 마음이 있다”며 “이 대표를 지켜야 하고 검찰 탄압으로부터 민주당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민은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진행자가 ‘당이나 의원 차원에서 동원하거나 한 사실은 없었다는 말이냐’고 묻자 김 의원은 “저희는 누가 오는지 확인하거나 조사하거나 동원하거나 이런 걸 하고 있지 않다”며 “그야말로 자발적으로, 마음이 이 대표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동감하는 분들이 함께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다. 이 대표는 성남지청 건물 정문을 통해 입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 출석에 대비해 정문 앞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했다.
보수와 진보 측 시민단체 약 2300명도 성남지청 앞에 운집할 전망이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10일 성남지청 앞 집회 신고인원 중 이 대표 지지단체는 민주시민촛불연대가 1000명, 이재명 지지자연대가 500명 규모다.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로는 애국순찰팀이 500명, 신자유연대 300명이 참석한다는 신고서를 냈다.
집회 당일 지지자 측과 반대 단체는 성남지청 앞 왕복 12차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집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지지자 측은 성남지청 정문 앞 인도와 1개 차로를, 반대단체는 같은 도로 건너편 인도와 2개 차로를 중심으로 집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당일 오전 7시부터 기동대 11개 중대, 600명가량을 순차적으로 배치해 양측의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다.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