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예람 성추행 가해자 “매일 반성 중”…檢, 징역형 구형

입력 2023-01-09 18:36
강제추행 가해자 장모 중사가 지난 2021년 6월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으로 압송되고 있는 모습. 국민일보DB

고(故) 이예람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제추행 가해자 장모(26) 중사가 “유족분들께 죄송하다. 매일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중사는 앞서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7년을 확정받은 후 명예훼손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장 중사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정진아)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잘못을 매일 같이 반성하고 지내고 있다. 당시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지만 잘 판결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장 중사가 이 중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장 중사는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하자 동료들에게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신고를 당했다” 등의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장 중사가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장 중사는 범행 후 주변에 자신이 억울하게 신고당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며 “범행 내용을 축소·은폐하고자 이뤄진 이 행위는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반면 장 중사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나온 발언을 한 점은 인정하지만 이를 ‘피해자가 허위 신고했다’는 취지의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며 “자신의 잘못이 크지 않다는 어리석은 변명이지만 명예훼손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장 중사는 2021년 3월 2일 후임인 이 중사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29일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안미영 특검팀은 지난해 9월 장 중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중사 유족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고 “부대에서 이 중사의 피해 사실이 유포되고 직속 상관들이 합의를 종용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게 장 중사 발언”이라며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장 중사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9일 이뤄진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