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간부 수억원 거래 파문에…한겨레 편집국장·사장 사퇴

입력 2023-01-09 17:24 수정 2023-01-09 17:39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연합뉴스

한겨레신문 편집국 간부가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수억원의 금전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나자 편집국장이 사퇴했다. 김현대 사장을 비롯해 백기철 편집인과 이상훈 전무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뜻을 밝혔다.

류이근 한겨레 편집국장은 9일 오전 편집회의에서 편집국 간부 지휘·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류 국장은 사내 메일을 통해 “편집국 주요 간부의 일탈로 회사가 어렵게 쌓아왔던 신뢰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저는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다. 부적절한 인사를 중요 직책에 앉혔고 문제적 행동을 미리 파악하지 못해 회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혔다”고 했다.

이어 김현대 사장도 이날 구성원에게 보낸 글에서 “한겨레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고 제가 먼저 무릎 꿇고 반성해야 한다”며 “2월 초 대표이사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에서 당선자가 확정되는 그 날, 사장으로서 모든 권한을 새 대표이사 후보자에게 넘기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경영진을 구성하고 있는 백기철 편집인과 이상훈 전무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진행 등 주식회사 운영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최소한의 법적 책임만 다하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한겨레 사람은 깨끗하다는 자부심, 한겨레가 가장 소중하게 지켜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리의 존재 이유가 근본적으로 부정당하고 있다”며 “조만간 선출될 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우리 안의 오만함과 나태함을 통절하게 드러내고 한겨레 대혁신의 길을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검찰이 중앙일간지 간부 등 현직기자들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수억원대 자금을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한겨레는 6일 이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