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은 6살 아이가 인체조직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송세윤(6)군이 지난달 28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좌우 신장을 기증한 뒤 눈을 감았다”며 “송군이 남긴 심장, 폐장, 좌우 신장은 조직 손상으로 장애를 가진 환자 4명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송군은 지난달 1일 구토와 복통을 호소하며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응급차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쓰러지면서 심장마비가 발생했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뇌사상태였다.
송군은 태어나자마자 장티푸스 질환을 앓아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곧 회복해 여느 아이와 다르지 않게 건강하게 자랐다고 한다.
가족들은 송군을 밝고 활동적이며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로 기억했다. 또래보다 유독 자동차를 좋아했던 송군은 생전 “아픈 자동차를 고쳐주고 싶다”면서 정비사를 꿈꿨다고 한다.
송군의 어머니 송승아씨가 아들의 장기기증을 결심한 이유는 그래서였다. 송씨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가 아파서 힘들어하는 엄마들이 있을 텐데, 세윤이 몸 일부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기증받은 아이와 그 가족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을 떠난 아들을 향해 “이제 엄마 걱정하지도, 아프지도 말고 하늘나라에서는 다른 아이들처럼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아. 매일 사탕, 초콜릿 먹지 말라고 잔소리만 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엄마가 사랑한다. 엄마가 늘 생각하며 살게”라고 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어린 자식을 떠나보내는 슬픔은 이해하기도, 표현하기도 어렵다”며 “다른 아픔 속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숭고한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