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위성, 한반도 지나간 듯…“재난문자로 안심되냐” 비판도

입력 2023-01-09 15:45 수정 2023-01-09 16:45
39년 전 지구 궤도에 올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복사수지위성(ERBS)이 곧 지구 궤도로 추락해 소멸한다고 NASA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NASA의 ERBS 위성. 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 지구관측 위성 ‘ERBS’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피해 상황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9일 밝혔다.

미 공군은 ERBS 정확한 추락 지점과 시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지구관측 위성 'ERBS'가 한반도 인근에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추락 예측궤도를 주시하며 우리나라 선박 등의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측이 위성 추락 장면을 포착했거나 약 2시간 동안 위성이 관측되지 않을 시 추락 여부가 확정된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최종 추락 지점과 시간 등 추가적인 정보를 확인하는 대로 다시 보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RBS는 1984년 10월 5일 챌린저 우주왕복선에서 발사된 이후 지구 열복사 분포를 관측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 무게 2450㎏의 위성이다.

당초 ERBS 추락 예측 범위에 한반도가 포함됐었다.

미국 지구관측위성 ERBS의 추락 예상 범위 내 한반도 통과 예측 궤적, 대전 중심 반경 500km(노란색)와 1,000km(붉은색) 범위. 과기정통부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이 이날 오전 4시 기준 수행한 궤도 분석 결과에 따르면 ERBS는 낮 12시20분에서 오후 1시20분 사이 한반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오전 7시쯤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어 오전 11시31분쯤 재난안전문자를 통해 “12:20∼13:20분 사이 한반도 인근에 미국 인공위성 일부 잔해물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시간 외출 시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정부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됐다.

트위터 캡처.

재난안전문자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재난안전문자 사진을 올린 뒤 “위성 잔해물을 어떻게 유의하라는 건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어느 정도의 피해가 예상되며, 어떤 대응이 필요한 지 알려주지 않아 오히려 불안감만 크게 조장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트위터 캡처

다른 누리꾼은 “위성 추락 잔해를 목격했을 경우에 대한 행동 요령 정도는 말해줘야 되지 않았나 싶다”며 과거 사례를 소환했다.

이 누리꾼은 2018년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 1호’ 추락 당시 정부가 배포한 안내자료를 첨부했다. 자료에는 실내와 실외에 있을 경우, 위성 추락 후 대처 방법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재난문자 달랑 보내는 걸로는 안심이 안 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