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표 드라마·예능’에 10~30대 소비자 열광하다

입력 2023-01-09 09:34
CU가 제작한 숏폼 드라마 '편의점 뚝딱이' 첫 화의 한 장면. 유튜브 채널 '씨유튜브'

편의점 업체들이 만든 동영상 콘텐츠가 젊은 세대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편의점표 드라마, 편의점표 예능이 돌풍을 일으킨다. 분명히 광고인데 광고 같지 않은 콘셉트, 재미와 공감으로 무장한 내용이 매력 포인트다. 편의점들은 주력 소비층인 이들과의 ‘소통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CU는 총 10화 분량인 ‘편의점 뚝딱이’의 유튜브 누적 조회수가 지난 8일까지 1694만회를 달성했다고 9일 밝혔다. 편의점 뚝딱이는 갓 편의점을 개점한 20대 초보 점주의 운영 에피소드를 담아낸 숏폼 드라마다. 지난 26일 방영을 시작했다. 회당 최고 조회수는 290만회에 이른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를 다룬 전편 ‘편의점 고인물’보다도 더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GS25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는 지난달 업로드한 영상 중 4편이 8일 현재 조회수 40만회를 넘겼다. GS25는 인기 유튜버 ‘김계란’이 특정 분야의 베테랑을 만나 색다른 도전을 하는 ‘우리동네고수’, 유명 개그맨 이용진씨가 MZ세대 문화를 체험하는 ‘MZ몰라요’ 등의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편의점 업계 중 최초로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편의점표 동영상 콘텐츠의 공통점은 ‘광고’ 형식을 버리고 ‘재미’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CU의 편의점고인물·뚝딱이 시리즈는 생활밀착형 이야기로 10~30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집중했다. GS25는 ‘가장 예능에 진심인 편의점 채널’을 표방하며 다양한 형태의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광고 요소를 최소화하고 재미에 집중한 콘텐츠에서 높은 댓글 활성도, 낮은 이탈률 등의 긍정적인 지표가 보였다는 판단에서다.

왜 편의점들은 동영상 콘텐츠에 꽂혔을까.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업계 ‘패러다임’이 브랜드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거리 근접성이나 가격에서 ‘특화 상품’으로 옮겨갔던 편의점의 경쟁력이 이제는 ‘브랜드 충성도’에서 결정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실제로 CU는 브랜드 중심의 마케팅을 펼치면서 지난해 온라인에서 ‘CU’ 언급량이 증가했고, 이게 판매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올해도 편의점 업계는 콘텐츠 마케팅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GS25는 구독자가 직접 참여해 브랜드와 상호작용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의 기획을 구상하고 있다. CU도 매분기마다 다양한 형태로 편의점을 배경으로 하는 콘텐츠를 생산할 계획이다. 생활과 밀접하고 소비자 관여도가 높은 ‘편의점’이라는 소재를 눈여겨 보는 콘텐츠 제작사들이 편의점 업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다양한 협업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