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인천 강화도 해상에서 규모 3.7 지진이 발생한 직후 소방당국에 신고가 이어졌다. 인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느껴졌다는 경험담이 나왔고, 서울 곳곳에서도 크게 흔들리는 걸 느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현재 인천 강화도 해상 지진과 관련해 모두 3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민들은 “건물이 흔들렸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라거나 “지진이 발생한 게 맞냐”며 소방당국에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지진 발생 이후 관련 문의 전화가 접수됐다”며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SNS에서는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침대 누워 있는데 크게 흔들려 놀랐다”는 등 지진에 대한 반응이 이어졌다.
인천 주민들 사이에서는 “갑자기 흔들려서 깼다. 꿈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흔들리길래 ‘어?’ 했는데 재난문자가 왔다” “강화도 사는데 북한이 미사일 쏜 줄 알았다. ‘쿵’ 하고 큰소리가 나더니 집이 엄청 흔들려서 깜짝 놀랐다” “천둥소리가 났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서울에서도 이번 지진을 느꼈다는 반응이 꽤 많았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한 누리꾼은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진동이 확 느껴졌다”고 했고, 서울 강서구에 사는 다른 누리꾼은 “살면서 이렇게 지진을 크게 느낀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서울 금천구와 구로구, 동작구, 종로구, 성동구, 강동구 등에서도 “크게 흔들렸다” “지진 진동이 느껴졌다” “소파가 꿀렁꿀렁했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지진 진동과 별개로 새벽 1시28분쯤 울려 퍼진 긴급 재난 문자의 경보음에 놀랐다는 반응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심장이 벌렁벌렁한다.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아무것도 못 느꼈는데 재난문자 소리에 깜짝 놀랐다” “지진이 아닌 재난문자를 느꼈다. 자다가 기겁해서 일어났다”고 했다.
접경 지역이어서 최근 북한의 무인기 비행과 미사일 발사 때마다 노심초사하던 강화도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지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화군 한 맘카페에는 지진 경험담을 전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살면서 이런 공포감은 처음”이라며 “지진이라는 생각에 앞서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이번 지진은 이날 오전 1시28분쯤 인천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 발생했으며, 진원의 깊이는 19㎞로 파악됐다. 애초 지진 규모는 4.0으로 추정돼 기상청 지진 조기경보가 발표됐으나,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모 3.7로 하향 조정됐다.
계기진도 4는 ‘실내의 많은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밤이면 사람들이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를 말한다.
계기진도 3과 2는 각각 ‘실내 특히 건물 위층의 사람은 현저히 흔들림을 느끼고 정지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와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소수 느끼는 정도’다.
한반도와 그 주변 해역에서 규모 3.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0월 29일 충북 괴산군에서 규모 4.1 지진이 일어난 뒤 70여일 만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