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서 실적 쇼크發 위기론 일축한 삼성·LG

입력 2023-01-08 11:00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이 실적 쇼크를 기록한 이후 CES 2023 현장에서 나란히 ‘사업 건재’를 강조했다. 실적 쇼크가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침체 등의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에 장기적인 위기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차는 있지만 올해 중 실적이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이라 내다봤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예상을 많이 빗나가지 않았다. 실적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컸지만 보답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며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이 악화된 데 평가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비용적인 악재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수요 감소, 물류비가 늘어나는 등의 외부요인이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지시간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화한 스마트싱스로 초연결 시대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9%, 91% 급감하며 일제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로는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수익성이 대폭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에 직격타를 맡았다고 분석한다. 전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해 수요가 둔화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마케팅 비용 증가, 4분기 원·달러 환율 급락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고 본다. 사업 경쟁력 약화 등 기업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실적 악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위기론’을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이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지겠지만 연내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 내다봤다. 경기 위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 수요 회복 가능성이 올해 1분기까지는 낮다는 판단에서다. 한 부회장은 “올해 1분기 실적도 좋은 기대는 들지 않는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 노력해서 의미있는 숫자(실적)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위기 타개하기 위한 시나리오는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위기에 대응하는 데 체질화되어 있다. TF를 특별히 만들어 대응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6일(현지시간) CES 2023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전자의 미래 비전과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밝혔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오히려 회복의 시기를 올해 1분기로 앞당겨 잡았다. 조 사장은 “지난해 물류비가 많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올해 들어 물류비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1분기부터 (실적에서)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TV의 경우 패널 업체들이 감산하면서 시장의 균형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감산이 이어질 것이라 패널 가격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수익성 개선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