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찾던 기술 탄소 묻는 데 쓴다…SK어스온 CCS 기업으로 도약

입력 2023-01-07 17:32 수정 2023-01-08 10:35
노정용 SK어스온 그린 센터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테크데이를 열고 CCS 시장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어스온이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가속화한다. 지난 40여년간 석유 개발 사업으로 축적한 전문 역량과 기술을 바탕으로 CCS(탄소포집저장) 기업으로 전환,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SK어스온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3에서 테크데이를 열고 2050년까지 1600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30년 200만t, 2040년 500만t, 2050년 1600만t 이상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확보할 방침이다.

명성 SK어스온 대표이사 사장은 “CCS 사업은 이산화탄소를 영구 격리할 수 있는 저장소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탐사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CCS는 탄소를 포집해 땅 속에 저장하는 걸 말한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는 기술이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분석기관 ‘Rystard’는 CCS 사업이 2025년까지 연평균성장 62%, 누적 시장 규모는 50억 달러로 새로운 산업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어스온은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석유개발(E&P)사업을 물적분할해 출범한 신설 법인이다. 물적분할 2년 전인 2020년 TF를 조직하면서 CCS 사업에 뛰어들었고, 업스트림 중심의 기존 E&P 사업에 친환경 영역을 추가했다. 석유 개발 사업에 적용했던 기술은 CCS 저장소 탐사 개발에 적용되는 기술과 유사하다. 명 대표는 “지난 40년간 E&P로 확보한 기술과 경험이 CCS 사업 진출을 택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국내외로 사업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SK어스온은 진행 중인 국내 저장소 발굴 공동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탐사 수행을 통해 저장소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말레이시아 간 탄소 포집 운송 저장 사업인 ‘셰퍼드 CCS 프로젝트’를 비롯해 호주 및 북미 지역에서의 CCS 사업 기회도 발굴할 방침이다.

노정용 SK어스온 그린 센터장은 “40년간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정교한 모델링을 통해 이산화탄소 저장소에 대한 리스크 평가와 최적의 운영 조건 도출이 가능하다. 저장소 특성에 맞는 최적의 모니터링 방법도 설계할 수 있다”며 “탐사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만큼 CCS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