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앞 차빼달란 요구에…“당신 땅이냐” 막말한 구의원

입력 2023-01-06 16:42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인천광역시 내 기초의회 소속 의원이 가게 앞에 주차한 차량을 빼 달라고 요구한 점주에게 막말을 하는 녹취 파일이 공개돼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사과했다.

6일 인천시 미추홀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A의원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A의원은 지난 1일 오후 미추홀구 용현동에 위치한 한 가게 앞에 차량을 주차했다.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한 B씨는 여자친구가 운영하는 가게 앞에 주차한 고급 차량을 발견한 뒤 차량에 적힌 번호로 연락했다. B씨는 매장 입구이니 주차된 차량을 빼 달라고 요청했지만, A의원은 “멀리 있어서 30분 정도 걸린다”며 “금방 갈 테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점주 측에서 5분 뒤 A의원에게 다시 전화를 걸자 A의원은 “차량을 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한테 시비를 거는 것이냐”며 언성을 높였고 “가게 앞이 당신 땅이냐. 내가 안 빼주면 그만이다. 경찰에 신고하든가 못 빼니까 알아서 하라. 끊으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점주 측이 재차 전화를 걸어 “차량을 빼달라” “지금 어디냐 그리로 가겠다”고 말하자 화가 난 A의원은 “내가 당신에게 보고를 해야 하느냐” “이게 좋게 얘기하니까 안 되겠네”라고 말하는 대화도 담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가 전화를 받고 가게로 돌아오기까지는 20분가량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차주는 돌아오자마자 자기에게 시비를 거는 거냐며 소리치기 시작했고 차 문을 잠그고는 알아서 하라고 했다”며 “무슨 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하니 급히 상황을 마무리하고 떠났다”고 설명했다.

또 “중재하던 분에게 묻자 옆 가게 사장이고 구의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지역 연고도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보복을 당할까 걱정하느라 일에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글에 “구의원이 무슨 왕이냐” “감투만 쓰면 일반 국민, 시민들을 자기 발아래라고 생각한다”고 분노했다.

사연이 확산하자 A의원은 잘못을 인정한다며 해당 가게를 방문해 직접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A의원은 “당일 어머니가 편찮아 병원에 가느라 차들이 자주 대는 자리에 잠시 차를 댔던 것”이라며 “30분 뒤 차를 빼겠다고 이야기했는데 다시 또 전화가 와서 언성을 높이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황이 어찌됐든 제가 잘못한 건 100% 맞다”며 “오늘 직접 가게로 찾아가 용서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