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개 팔린 ‘건강’ 닭가슴살… ‘가짜 파문’ 번지나

입력 2023-01-06 00:02
판매가 종료된 랭킹닭컴의 닭가슴살 소시지 제품들. 랭킹닭컴 홈페이지 캡처.

1000만개 이상 판매된 닭가슴살 소시지 제품의 실제 영양 성분이 포장지의 표시사항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와 유사한 다이어트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함께 커지고 있다.

닭가슴살 제품 판매 업체 랭킹닭컴은 5일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베스틱 닭가슴살 소시지 영양성분에 관련해 많은 문의가 있었다”며 “해당 제품의 영양성분 표기 사항에 문제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 인지해 제조사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한편 판매를 즉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랭킹닭컴은 “(이런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판매하는 모든 제품의 전수 조사를 1개월 이내 완료할 계획”이라며 “문제가 발견된 제품을 구매하신 고객께는 보상안을 마련해 다시 한번 공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 3일 식품 관련 고발 컨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 너구리다고가 이 소시지의 영양성분 분석 영상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너구리다고가 영양 분석을 의뢰한 결과 베스틱 소시지의 실제 영양성분은 탄수화물 7.9g, 당류 3.7g, 지방 7.1g, 포화지방 2.2g, 단백질 19.3g이었다.

베스틱 소시지에 표기된 영양성분은 탄수화물 1g 미만, 당류 1g 미만, 지방 2.1g, 포화지방 0.7g, 단백질 28g이다. 탄수화물 함량은 표기된 것보다 8배 가량 많았고, 당류·지방·포화지방도 3~4배 가량 많았다. 단백질은 표시값 대비 9g 적었다.

해당 소시지는 닭가슴살을 가공해 만든 제품으로 대표적인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식품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 관리 목적으로 해당 제품을 애용해오고 있었던 만큼 이번 분석 결과에 충격이 적잖은 분위기다.

최근 건강 관리 트렌드를 겨냥한 저염·저탄수화물·고단백질 제품 등이 우후죽순 판매되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판매량이 많은 제품을 믿고 사는 경향이 있지만, 판매량이 곧 신뢰성의 척도는 아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포장지 표시 내용이 거짓으로 작성될 수 있음이 드러난 만큼, 식품제조업체의 각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항의도 커지고 있다.

너구리다고의 채널에는 “이 제품뿐 아니라 전체 제품을 전부 전수 조사해야 하고 영양성분 인증 제도도 필요하다” “나는 A사의 B제품을 즐겨먹는데 이것도 분석해달라” 등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파동을 계기로 유사제품군 전반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