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딸 김주애 동행 세습정치 의지 표현”

입력 2023-01-05 17:35 수정 2023-01-05 18:30
북한은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KN-23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딸 김주애를 대동하는 것과 관련해 “세습정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5일 밝혔다.

김 위원장이 ‘4대 세습’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주애와 함께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정원은 김주애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의 손을 잡고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실린 이동식발사대(TEL) 앞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비공개로 진행한 전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유상범(국민의힘)·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유 의원은 국정원이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동행하는 것은 세습정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에게 세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딸을 공개행보에 대동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 판단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 위원장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완료했다.

유 의원은 또 “김주애가 후계자가 된다는 판단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함께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김주애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국정원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개발·발사 공로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7일 공개한 사진이다. 김주애는 어머니 리설주 여사와 흡사한 스타일로 꾸미고 등장했다. 연합뉴스

김주애가 대중 앞에 노출된 것은 총 3차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에서 김주애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자녀를 외부에 노출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세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김주애가 세 자녀 가운데 둘째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시 김주애는 흰색 겨울 외투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붉은색 구두를 신은 채 김 위원장의 손을 꼭 잡고 화성-17형 미사일 옆을 걸었다.

김 위원장은 열흘 뒤인 11월 28일 화성-17형 개발·발사 공로자들과의 기념촬영 행사에 김주애를 대동했다.

김 위원장과 김주애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둘러보는 모습도 지난 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됐다.

김주애의 존재는 2013년 미국 프로농구 출신 데니스 로드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로드먼은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김주애’라는 이름의 딸을 낳았다고 설명했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