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뇌전증학회가 프로스포츠 선수 등이 ‘허위 뇌전증’ 수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에 대한 엄중 처벌이 필요하다”고 5일 촉구했다.
학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뇌전증은 전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는 드물지 않은 질환”이라며 “대부분 환자는 꾸준한 자기 관리와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국이 질병을 악용해 범죄행위를 일으킨 사람들을 엄중히 처벌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남부지검은 뇌전증 허위 진단으로 프로스포츠 선수 등의 병역 면탈을 도운 혐의로 브로커 구모씨를 구속했다.
서울남부지검은 프로스포츠 선수를 비롯해 연예인, 법조인 자녀 등 70여명을 수사 선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학회는 이번 사건이 뇌전증 환자의 병역면제 기준 강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학회는 “뇌전증 환자는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적절한 기준을 통해 병역면제가 이뤄져 왔다”며 “병역 비리 방지를 목적으로 역차별을 조장시킬 수 있는 병역면제 기준 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또 “뇌전증 환자들은 병역 비리 사건으로 뇌전증에 대한 부정적인 평판이 심해져 사회적 제약과 차별이 강화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한다”며 “지금은 오히려 뇌전증 환자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보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