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 시신 앞에서 ‘스마일’…셀카 찍은 FIFA 회장 뭇매

입력 2023-01-04 14:06
트위터 캡처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축구황제’ 펠레의 장례식에 참석해 셀프카메라를 찍는 모습이 공개되며 구설에 올랐다. 인판티노 회장은 “무례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산투스 빌라 베우미루 축구장에서 진행된 펠레의 장례식에서 펠레의 브라질 축구팀 산투스 시절 옛 동료 등과 사진을 찍었다. 펠레의 시신이 놓인 관 옆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웃으며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축구 팬들은 인판티노 회장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인판티노 회장은 SNS를 통해 “펠레의 동료들과 가족들이 사진을 몇 장 찍어도 되느냐고 물었고, 이에 동의한 것이다. 펠레의 동료들이 어떻게 셀피를 찍는지 몰라서 내가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례식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며 “펠레를 매우 존경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무례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잘 모르면서, 정보도 알아보지 않고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품위와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며 “펠레의 동료에게 도움을 준 일이 비판을 불러일으킨다면,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축구의 전설적인 페이지를 쓰는 데 기여한 이들에게 어디서든 계속해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적었다.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산투스 빌라 베우미루 축구장에서 진행된 펠레의 장례식에서 펠레의 브라질 축구팀 산투스 시절 옛 동료 등과 사진을 찍고 있다. 그들 앞에는 펠레의 시신이 놓여져 있다. AP 뉴시스

한편 인판티노 회장은 펠레의 장례식에서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축구장 한 곳은 펠레의 이름을 붙여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SNS를 통해 “어떤 경우든 가장 중요한 건 ‘황제’ 펠레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며 “211개 회원국 전체에 적어도 하나의 축구 경기장에는 펠레의 이름을 붙여달라고 정중하게 제안했는데, 우리는 본사에 있는 경기장에 ‘이스타디우 펠레-FIFA 취리히’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FIFA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세 번이나 우승을 경험하는 등 최고의 축구 선수로 활약한 펠레는 지난해 12월 30일 암 투병 끝에 8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빌라 베우미루 축구장에서 진행된 24시간 추모 이후 인근 네크로폴 에큐메니카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