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사위 특혜채용, 이상직 주도”…檢, 뇌물성 여부 수사

입력 2023-01-04 06:27 수정 2023-01-04 10:17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당 지도부와 대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상직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 제공, 뉴시스

검찰이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의 타이이스타젯의 ‘특혜 채용’ 과정을 주도했다는 단서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전주지검 형사3부는 전·현직 이스타항공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 채용은 이 전 의원 주도로 진행됐고, 타이이스타젯 박모 대표도 처음엔 서씨가 문 전 대통령 사위인지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게임 업계 출신으로 항공업 경력이 없었던 서씨는 2018년 7월부터 2020년 초까지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근무했다. 이를 두고 서씨 취업과 2018년 3월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태국계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을 실소유했는지 확인하는 단계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대가성을 밝히기 위한 ‘바닥 수사’로 볼 수 있다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전주지검은 지난 8일 이스타항공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서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 중이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2021년 9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질의 도중 이상직 전 의원이 대표를 지낸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은 동일회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검찰은 이스타항공 전·현직 직원들의 이메일 송수신 내역 등을 통해 타이이스타젯과 관련한 의미 있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물을 토대로 이 전 의원이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수사를 통해 이 전 의원의 타이이스타젯 실소유가 확인되면 서씨의 취업을 ‘뇌물’로 볼 개연성이 커진다. 이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된 지 4개월 뒤 서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채용되는 과정의 ‘뒷거래’ 여부를 규명하는 게 검찰의 최종 수사 방향이다.

이스타항공 승무원 등 채용 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이 전 의원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증거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박 대표의 신병 확보, 서씨 소환 조사 등을 거칠 예정이다. 서씨는 지난해 문 전 대통령 딸과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