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않는 정치 위험, 1년간 실감”… 尹정부 때린 文

입력 2023-01-04 05:44 수정 2023-01-04 10:22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손을 맞잡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찾은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새해 덕담을 하면서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서로 소통하지 않는 정치를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지난 1년간 실감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중심으로 당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는 지역 민심을 묻는 문 전 대통령의 질문에 “답답해들 한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내용은 3일 이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문재인 대통령님 뵙고 따뜻한 마음 가득 받아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자세히 전해졌다. 이 영상은 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에도 올라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환담에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서로 소통하지 않는 정치를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지난 1년간 실감했다”고 발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화면 캡처

문 전 대통령은 2일 평산마을 사저를 방문한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환담하면서 “서로 소통하지 않는 정치를 하는 게 그게 얼마나 위험하고 국민을 힘들게 만드는지를 지난 1년간 실감했을 텐데 계속 그렇게 하는 게 너무 안타깝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우리 이재명 대표’라고 칭하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힘을 단합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에 잘 부응하려면 우리 이재명 대표님 중심으로 당이 혼연일체, 하나가 돼서 올해는 더 각별한 노력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정부·여당이 못하는 몫까지 민주당이 한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그러도록 하겠다. (현 정부는) 국민, 국가의 미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 “너무 암울하고 절망적이니 민주당이라도 나서서 더 희망을 만들어 내야 되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역 민심은 어떤가"라고 묻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답답해들 하시죠"라고 답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화면 캡처

이어진 장면에서 문 전 대통령은 “지역 민심은 좀 어떤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답답해들 하시죠”라며 “사실 어디를 가나 얘기들은 비슷하다. 또 진영 따라 생각이 너무 다르다”고 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특히 민주당으로서도 국민들로부터 더 사랑받고 지지받는 그래서 국민의 희망을 키우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이에 이 대표는 “우리 대통령님 영부인님 얼굴을 뵙는데 사진보다 훨씬 더 나은 것 같다. 얼굴도 아주 좋아 보인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뜻하는 바를 다 이루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또 “저희도 우리 민주당이 대통령님이 걱정 안 해도 되는 그런 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세상이 험하기는 한데 저희가 잘 이겨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남한 영공 침범 사태와 관련해 ‘지난 정부(문재인정부)에서 무인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취지로 이 자리에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 사이에서는 ‘무인기 대응과 관련해 레이더도 도입하고 상당한 준비를 진행했었다’ ‘북한 무인기 대응을 위해 국지형 방공레이더를 설치했다’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졌다.

이날 영상에는 전통 한복 차림에 여성 겨울모자인 조바위를 쓴 김정숙 여사도 등장했다. 평산마을 사저 입구에서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만난 당 지도부 인사들은 김 여사를 향해 “여사님 패션이 멋지네요”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영상에서 별다른 발언을 하지는 않았고,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질 때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면담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정숙 여사. 더불어민주당 제공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