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수도권 출마론은 비수도권 국민 무시하는 처사”

입력 2023-01-04 05:55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 12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론’에 관해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갈등 이슈가 얼마나 많은데, 여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왜 자꾸 수도권·비수도권으로 갈라치기를 해 당을 분열시키느냐”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원이 80만명에 달한다”며 “아무리 당대표 선거가 급하다고 하더라도 당원들을 지역으로 나눠 갈라치기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의 이번 발언은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위해 당대표 후보들이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윤상현·안철수 의원의 ‘수도권 당대표론’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울산이 지역구이면서 장 의원과 연대를 구축한 김기현 의원도 반발했다.

김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당대표가 어느 지역에 출마하느냐에 따라서 선거가 달라진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2020년 총선 때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고도 당이 참패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수도권 출마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당을 잘 이끄느냐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당권 주자들은 ‘수도권 당대표론’을 통해 영남권을 기반으로 둔 ‘김·장 연대’를 견제하고 있다.

안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총선 패배는 우리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수도권의 실패였다”며 “다음도 수도권에서 절반 이상을 획득하지 못하면 우리는 여전히 소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도 페이스북에 “수도권으로 올 용기가 없으면 적어도 수도권에서 싸우는 전우들 뒤에서 총은 쏘지 말라”고 적었다. 김 의원이 차기 당대표의 수도권 출마 제안을 “한가한 이야기”라고 일축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서울 동작구가 지역구였던 나 전 의원도 “내가 윤상현·안철수 의원보다 먼저인 17대 때부터 국회에 들어와 수도권에서 정치를 제일 오래 했다”며 가세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