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론’에 관해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갈등 이슈가 얼마나 많은데, 여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왜 자꾸 수도권·비수도권으로 갈라치기를 해 당을 분열시키느냐”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원이 80만명에 달한다”며 “아무리 당대표 선거가 급하다고 하더라도 당원들을 지역으로 나눠 갈라치기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의 이번 발언은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위해 당대표 후보들이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윤상현·안철수 의원의 ‘수도권 당대표론’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울산이 지역구이면서 장 의원과 연대를 구축한 김기현 의원도 반발했다.
김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당대표가 어느 지역에 출마하느냐에 따라서 선거가 달라진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2020년 총선 때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고도 당이 참패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수도권 출마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당을 잘 이끄느냐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당권 주자들은 ‘수도권 당대표론’을 통해 영남권을 기반으로 둔 ‘김·장 연대’를 견제하고 있다.
안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총선 패배는 우리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수도권의 실패였다”며 “다음도 수도권에서 절반 이상을 획득하지 못하면 우리는 여전히 소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도 페이스북에 “수도권으로 올 용기가 없으면 적어도 수도권에서 싸우는 전우들 뒤에서 총은 쏘지 말라”고 적었다. 김 의원이 차기 당대표의 수도권 출마 제안을 “한가한 이야기”라고 일축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서울 동작구가 지역구였던 나 전 의원도 “내가 윤상현·안철수 의원보다 먼저인 17대 때부터 국회에 들어와 수도권에서 정치를 제일 오래 했다”며 가세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