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 자금 경색, 미분양 급증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 대표들이 신년사에서 한목소리로 ‘생존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리스크 관리’ ‘신 성장동력 확보’를 외쳤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3일 서울 중구 을지트윈타워에서 시무식을 갖고 “올해 시장 분위기는 제2 리먼 사태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전례 없이 어려운 사업 환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 사장은 유동성 리스크 관리,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신 성장동력 발굴 준비 철저를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에 인수되고 처음 열린 사무식이다.
‘위기’라는 단어는 다른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에도 등장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올해 어느 때보다도 여러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는 퍼펙트스톰의 위기가 올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수익성 제고를 위한 핵심역량 강화, 친환경 및 미래 신 성장 포트폴리오 구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 사장은 “철강과 액화천연가스(LNG), 산업플랜트 분야의 기술·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저수익 사업은 과감한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 안목에서 수익성 높은 개발형 사업도 선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갈수록 불안감을 더해가는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위험요인을 최소화해야 하고 안정적인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다양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임 부회장은 “여건이 만만치 않지만 핵심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올해는 변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세계적 경기 하락과 불안정한 금융시장에 따른 부동산 침체는 우리에게 또 한 번의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올해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해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로의 기본을 다지고 빈틈없는 사업관리로 경영목표를 달성하겠다”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