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일 구로구청장 “구로식 신통기획 출범…확 뒤집어 놓겠다”

입력 2023-01-03 13:29 수정 2023-01-03 13:31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은 “조직 개편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전담반을 만들었다”며 “구로식 신속통합기획이라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그는 “구로를 한 번 확 뒤집어 놓고 싶다”며 “젊은 사람이 떠나지 않고, 모두가 구로에 와서 살고 싶다고 할 정도로 변화시켜놓겠다”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3일 서울 구로구청사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재개발·재건축 전담반은 옴부즈맨처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재건축·재개발 지역에 관한 법률·행정적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며 “개별 위원회를 구성해 조합 내부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즉시 인허가를 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구로식 신속통합기획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구상은 상대적으로 저층·노후 주거지가 많은 구로구 특성 때문에 기획됐다. 장기 미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이 단절되고, 지역 발전도 늦어지는 역효과가 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사업 지원단’에는 건축, 도시계획, 교통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구역에 대해선 “서울시 개발사업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구로구에는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가리봉2구역(재개발)과 궁동 우신빌라(재건축)에 이어 고척동 253일대와 가리봉 중심 1구역이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된 상태다.

문 구청장은 “가리봉동은 뉴타운 지정이 해제된 이후 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며 “오히려 재개발이 막혀 주거환경만 더욱 열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G밸리 인근인 데다 남구로역이 지나는 초역세권이어서 재개발이 진행되면 인근 직장인에게 최적의 직주근접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가 출신인 문 구청장은 G밸리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G밸리 1단지에 IT 및 ICT 분야 기업과 연구소가 많이 들어와 있다”며 “4차 산업 체계가 시작된 상황에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이들 기업에 접목할 수 있도록 기업인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숭실대, 동양미래대와 협약을 맺고 기업인이 필요로 하는 교육 과정을 지원할 것”이라며 “기업인이 대학원 진학할 때도 일부 지원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청년 유인을 위해선 국토교통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청년 주택을 짓게 된다. 문 구청장은 “우선 G밸리 근무자부터 우선 입주할 수 있도록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통해 짓게 될 것”이라며 “당장 시작 규모는 크지 않지만 청년이 부담 없이 입주해 출퇴근할 수 있도록 주택을 만들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구청장은 지난해 11월 구로 구민의 20년 숙원이었던 가리봉 구(舊) 시장 부지 개발을 위해 SH와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복합 시설은 부지면적 3708.2㎡에 지상 12층, 지하 3층 규모로 건립된다. 지하 1~3층에는 공영주차장 176면 등 228면의 주차장이 조성되고, 지상 3~12층에는 청년 주택 174세대가 들어선다.

가리봉 구(舊) 시장부지 복합시설 조감도. 구로구 제공

문 구청장이 G밸리 개발을 중심으로 주거 불균형 해소, 노후 주택가 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낡은 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싶어서다. 문 구청장은 “구로를 한번 확 뒤집어 놓고 싶다. 구로구 전체를 개발하는 계획서를 만들려고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떠나는 현 상태로는 구로가 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애들조차도 결혼할 때 구로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더라”라며 “‘아직도 구로에 사냐’는 말이 상처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래 기업인 시절 사업장이 여의도에 있었는데 구로로 옮기고 나니 일부 직원들이 사직하기도 했다”며 “모든 인구가 구로를 떠나지 않고, 외부 시민들이 구로에 와서 살고 싶다고 할 정도로 변화시켜 놓겠다”고 덧붙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