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코로나19 XBB.1.5 변이가 국내에도 이미 들어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2일 “XBB.1.5가 지난달 8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며 “지금까지 국내 6건과 해외 유입 7건 등 총 13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텔스 오미크론(BA.2)에서 파생된 XBB는 지난해 10월 초 국내 유입 사실이 알려졌으나, XBB.1.5의 경우 XBB의 하위변이여서 통계에는 별도로 집계되지 않았었다.
XBB.1.5는 오미크론의 최신 하위변이 중 하나다. 최근 미국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중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내 전체 신규 감염 사례 가운데 XBB.1.5가 차지하는 비율이 40.5%나 된다. 앞선 24일 기준 21.7%에서 1주일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면 곧 우세종화될 가능성이 크다.
XBB.1.5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변이에 비해 월등히 높은 면역 회피력이다. 존스홉킨스대 앤드루 페코스 박사는 “XBB.1.5는 다른 변이보다 스파이크(돌기)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백신을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색에 따라 개발되는데,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가 심할수록 백신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최근 XBB 하위변이가 코로나19 치료제인 이부실드뿐 아니라 개량 백신에 대한 저항력까지 갖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과학저널 셀(Cell)에 “XBB와 같은 변이의 확산은 코로나 백신 효과를 낮추고 감염자와 재감염자 급증을 부를 수 있다”며 “XBB 하위변이는 오미크론용 백신 부스터샷에 강한 저항력을 갖춰 위협적”이라고 분석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우리나라에서 검출되는 변이의 62.0%는 BA.5 세부계통으로 이 중 BA.5은 46.1%, BQ.1은 7.2%, BQ.1.은 5.0%다. 그 외에는 BA.2.75가 7.9%, BA.2.75의 하위변이인 BN.1이 24.4%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XBB.1.5를 포함한 하위 변이는 5.7%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