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만난 文 집중포화…“품격 찾아볼 수 없어”

입력 2023-01-02 16:24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동한 것을 놓고 날을 세웠다.

박정한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평산마을에 들어앉아 정치 평론이나 소일거리로 삼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전직 대통령과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전직 대통령 바짓가랑이라도 잡아보려는 이 대표 애잔한 모습을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단체 사진 촬영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특히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새해 벽두부터 각종 범죄 혐의에 연루된 야당 대표를 불러 그를 중심으로 당이 뭉쳐야 한다느니,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후퇴해선 안 된다니 하는 훈장질을 하는 전직 대통령에게서 품격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로남불, 갈라치기, 알박기 등 각종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오직 ‘내 편을 위한 철옹성 쌓기’에만 열중하던 분이 퇴임하고 나니 갑자기 국민의 삶과 애환이 눈에 밟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물론 전 대통령에겐 북한 굴종 외교, 통계 조작, 친환경 사업 비리 등 자신들이 전방위적으로 범한 불법과 실정을 가려 줄 이 철옹성이 든든할 것”이라면서 “이 철옹성 뒤에 숨어 사법 정의의 칼날을 피해 보려는 이 대표의 절박함이 안쓰럽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오늘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신년인사 자리에서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서 공감했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장본인들이 민주주의를 운운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누구의 발언이냐’는 질문에는 ‘같이 공감했다’면서 누구 발언인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가 먼저 민주주의 후퇴를 입에 올렸는지조차 밝히지 못할 정도로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장 원내대변은 “새해 벽두부터 두 분의 재미난 대화로 모처럼 지나가던 소들이 실컷 웃게 됐다”고 비꼬았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