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공식 석상에서 한 장관의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관련 설명을 비꼬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괴이할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한 장관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치인이 뇌물 받는 것, 공당이 공개적으로 뇌물 범죄를 비호하는 것, 어느 것도 웃기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제가 유머를 참 좋아하지만 국민들이 이것을 보고 정말 웃으셨을까”라며 “먼 옛날이나 먼 나라 이야기면 웃을 수 있겠지만 2023년 우리나라 얘기기 때문에 그냥 괴이할 뿐”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지난달 28일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전 국회에서 “돈을 받는 현장에서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그대로 녹음돼 있다”며 가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결국 국회에서 부결됐다.
이재명 대표는 이틀 뒤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돌연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린다. 김성환 의원이 김남국 의원에게 돈 봉투 전달하는 소리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사이에서는 “밥 먹을 때도 부스럭 소리 유의해야 한다” “누구 만날 때 종이 부스럭 소리가 나면 돈 봉투 소리라고 생각할 것” 등 맞장구가 이어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미운 일곱 살 같은 오기가 표를 결집하게 했다. 한동훈 땡큐”라는 발언을 했다. 한 장관이 본회의 체포동의안 설명 과정에서 했던 말을 공개적으로 비꼰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공당이 뇌물 범죄를 비호하는 걸 고마워할 만한 국민들이 계실까”라며 “매번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고 대리한다고 하시는데,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추진하며 여야 수사 균형 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서는 “전혀 상관없는 사건”이라며 “그 사안(김 여사)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철저하게 수사가 진행돼 왔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