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민생경제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며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당내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8월 29일 당대표 취임 이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함께 예방했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 사저에 낮 12시3분쯤 도착, 비공개 오찬 겸 예방 후 오후 1시43분쯤 사저를 나섰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예방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가 문 전 대통령 내외를 찾아뵙고 신년 인사를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먼저 찾아준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을 하셨고, 민주당이 잘해서 국민에게 희망이 되고 희망을 주는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예방에서는 현안 관련한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요즘 상황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진정한 치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씀에 서로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민생경제가 어려운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민생경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 수석대변인은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안보 불안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말씀을 주시면서 보다 단단한 평화를 실현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최근의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둔 발언이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을 딱 집어 말한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오찬은 평양식 온반에 막걸리를 반주로 곁들여 이뤄졌다. 온반은 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