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밝게 전망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10명 중 1명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쟁 중인 러시아의 새해전망보다도 낮게 나온 수치로, 주요 35개국 중 33위를 차지하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1일 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갤럽인터내셔널이 세계 35개국 성인 3만5664명을 대상으로 2023년 전망을 물은 결과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31%,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34%,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27%로 나타났다.
2022년 전망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낙관론은 7% 포인트 줄었고, 비관론은 7% 포인트 는 수치다.
한국은 세계 주요 35개국 낙관론 평균(31%)보다 훨씬 낮은 12%로 집계됐다.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1명만이 올해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나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였고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67%였다. 35개국 비관론 평균(34%)의 거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한국의 낙관론은 전쟁 중인 러시아(22%)와 러시아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경제적 타격이 큰 유럽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49%,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41%였다.
낙관론이 가장 높게 나타난 국가는 나이지리아(77%)였고 그다음이 파키스탄(59%), 케냐(45%) 순이었다.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35개국 낙관론 평균은 21%였던 반면, 대한민국은 낙관론이 9%로 역시 하위권인 27위에 머물렀다.
한국 조사를 구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성별·연령별·직업별·지역별 응답 모두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훨씬 앞섰다.
직업별 조사 결과에서 자영업자(52%), 기능노무·서비스직(50%)의 비관론이 전체평균(49%)보다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직업군이 올해 경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바라본 것이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새해 경제 전망 낙관론은 작년 대비 16%포인트 감소했고 비관론은 21%포인트 증가했다”며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첫해인 2020년 말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일상 회복 중이지만 올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한 에너지난과 각국의 급격한 재정 긴축 기조, 국내 부동산 거래 급감과 시세 하락 등이 향후 장기적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