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과천 방음터널 화재 전방위 수사 나섰다

입력 2023-01-01 14:36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화재 원인 규명부터 방음터널을 공사한 시공사와 도로 관리 주체인 제이경인고속도로까지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과천 방음터널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4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전날 최초 발화원으로 지목된 5t 폐기물 운반용 화물차가 속한 폐기물 수거업체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1일 밝혔다.

전날 수사관 10여 명은 오전 10시30분쯤부터 오후 3시30분쯤까지 약 5시간 동안 A폐기물 수거 업체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A업체의 안전보건일지 등 불이난 차량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압수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3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을 벌여 불이 난 트럭의 차량 배터리 전기배선 등 모두 3종의 잔해물을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차량 노후화로 인한 화재와 정비 미비로 인한 착화 가능성 등을 폭넓게 열어두고 불이 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은 트럭 운전자 B씨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2차례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운전 중 갑자기 에어가 터지는 ‘펑’ 하는 소리가 난 뒤 화재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방음터널을 공사한 시공사와 도로 관리 주체인 제이경인고속도로에 대해 도로 건설·유지 및 보수 등 과정 전반을 들여다 보고 있다.

방음터널 입구 인근에 있는 ‘터널 진입 차단시설’의 작동 여부에 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터널 진입 차단시설은 사고 발생 시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시설이지만 이번 화재 때에는 양방향 중 성남 방향 차단시설만 정상 작동하고, 안양 방향 시설은 미작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는 모두 미작동한 것으로 전해진 안양 방향 차로에 발견됐는데, 터널 진입 차단시설이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화재로 숨진 5명에 대한 신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을 통해 모두 확인됐다

사망자 5명 중 여성은 3명, 남성은 2명이며, 연령대 별로는 60대 3명, 30대 1명, 20대 1명 등이다.

이들은 모두 차량 4대 안에서 발견됐으며, 모두 최초로 불이 난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이 있던 차도 반대 방면인 안양 방향 방음터널 입구로부터 200∼300m 지점에 있었다.

여성 3명 중 2명은 모녀 관계로 차량 1대에서 발견됐으며, 나머지 3명은 각기 다른 3대의 차량에서 발견됐다.

과천=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