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던 여자친구와 택시 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추가 범행 여부를 밝히기 위해 경찰이 이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1일 경기북부경찰청과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씨의 추가 범행 여부를 밝히기 위해 현재 이씨가 사용한 휴대전화의 최근 1년간 통화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와 통화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주변인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연락이 닿지 않는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동거녀이자 거주하던 집의 주인인 50대 여성 A씨를 살해 후 수개월간 교제한 여성이 있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다행히 이 여성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와 평소 연락한 인물과의 관계 등도 확인되고 있는데 이씨는 다수의 유흥업소 관련 인물들과 연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가 살해한 동거녀와 그의 현재 여자친구 역시 유흥업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집안 곳곳과 캠핑용 손수레에서 발견된 혈흔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 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DNA 감정과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는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만약 DNA 감정에서 동거녀 A씨와 60대 택시 기사 B씨의 혈흔이 아닌 제3자의 혈흔이 검출되면, 추가 범행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씨의 그동안 행적에 대해서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씨는 음주운전 전과 4범으로 교도소에서 나온 지 1년 만에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간부로 근무하던 이씨는 2013년 5월 처음 음주운전으로 적발됐고, 같은 해 8월 무면허로 운전 중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자 경찰관을 차에 매달고 도주하는 등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육군교도소 출소 후에도 2018년 12월과 2019년 11월 등 음주운전을 한 이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지난 20일 경기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8월 초에는 집주인이자 동거녀 A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피해자들 명의의 대출금, 신용카드 등으로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범행이 모두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범행 직후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거액을 사용한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계획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