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의 병역기피자 명단에 올라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공격수 석현준이 병역기피를 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병역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앞서 그는 프랑스 프로축구 트루아에서 뛰던 2020년 병무청이 허가한 기간 안에 귀국하지 않아 병역기피자 명단에 들어갔다.
석현준은 30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병역 회피, 귀화설 등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며 “저는 한 번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늦어졌지만 병역을 이행한다는 제 마음과 생각은 늘 변함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오늘 자로 경찰, 검찰 조사를 마치고 제 병역 문제가 법원으로 넘어가 재판을 기다리게 됐기에 이제야 입장을 밝힐 수 있게 됐다”며 병역 기피와 관련해 뒤늦게 입을 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석현준은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저는 그동안 해외 구단과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협조 서한을 보내는 등 노력했다”며 “하지만 구단 측에서는 높은 이적료를 지급하는 구단에만 보내기 위해 협조 서한을 묵살했고, 이로 인해 국내로 복귀해 상무를 갈 수 있는 시기도 놓쳤다”고 언급했다.
이어 “병역의 의무를 마쳐야 할 시기에 그러지 못해 오해가 불거졌다”며 “제가 침묵했던 이유는 그동안 어떤 것도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이 되려 군대를 회피하려는 것처럼 비쳐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대로 된 시기에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최대한 빨리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겠다”며 글을 맺었다.
석현준은 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낸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돼 병역 특례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6 리우 올림픽 때는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메달을 수확하지 못해 병역 특례를 얻는 데 실패했다.
2018시즌에 앞서 국내 프로팀에 입단했다면 상무 등 군경 팀에서 축구를 하며 병역을 이행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지만 그는 유럽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결국 2020년 병무청이 공개하는 병역기피자 명단에 포함됐고, 이후 병무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