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인 가구 전기 요금이 월 4000원 넘게 오른다.
2차 오일 쇼크가 있었던 1981년 이후 최대 인상이다.
다만 가스 요금은 동결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내년 1분기에 전기 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이창양 산자부 장관은 전기 요금 인상에 나선 데 대해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내 요금에 적기에 반영되지 못해 한전의 경우 지난해 6조원에 이어 올해는 30조원을 상회하는 적자가 예상되는 등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에너지 공급의 지속 가능성이 우려되고, 채권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등 우리 경제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유례 없는 한파와 높은 물가 등으로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전기·가스 요금 조정 방안을 말씀드리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되면 내년 4인 가구의 월 전기 요금은 5만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와 관련해 “현재 4인 가구 기준 월 전기료로 평균 약 4만6000원을 내고 있는데, 앞으로 5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인상안은 산업용 전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정부는 전기 요금 인상이 취약계층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부담 경감 방안도 마련했다.
장애인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취약계층 약 350만가구의 경우 올해 기준 월평균 사용량(313kWh)까지는 인상 전 전기 요금을 적용한다.
평균을 초과한 사용량에만 인상된 요금안을 적용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농업용 전기 요금은 이번 전력량요금 인상분(kWh당 11.4원)을 3년에 걸쳐 3.8원씩 분할 인상한다.
다만 기후환경요금 인상분(kWh당 1.7원)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가스 요금은 일단 동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가스 요금의 경우 동절기 난방비 부담과 전기요금 인상 등을 감안해 내년 1분기에는 요금을 동결하고, 2분기 이후 요금 인상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