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가 5.1%↑…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

입력 2022-12-30 10:40
통계청은 30일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1% 올랐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서울 시내 한 시장에 진열된 수산물. 연합뉴스

올해 소비자물가가 5%를 돌파했다.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석유류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며 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서민 체감이 큰 외식 물가는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물가 국면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022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2020년=100)로 지난해보다 5.1%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최고치다. 2019년, 2020년 연간 물가 상승률은 각각 0.4%, 0.5%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년 연속 0%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에 10년 만에 최고치(2.5%)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초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물가는 전방위적으로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6.9%, 석유류가 22.2% 올랐다. 석유류 상승률은 1998년(33.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공식품은 7.8%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3.8%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 속에 전기·가스·수도는 12.6% 상승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였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5.4%로 1996년(7.6%)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외식 물가는 7.7% 올라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도 6.0% 올랐다. 마찬가지로 1998년(11.1%) 이후 최고치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4.1%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4.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근원물가는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할 때 쓰이는 지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는 둔화했지만 가공식품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전기·수도·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연간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1월 3.6%에서 시작해 7월 6.3%까지 오른 뒤 점차 둔화하고 있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 오름세는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달 소비자물가는 5.0% 올라 전월(5.0%)과 같았다.

고물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내년 초에도 소비자 물가가 5% 안팎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유가 추이, 중국 내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및 재확산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공공요금 인상 등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경기 둔화 폭 확대 가능성 등은 하락 요인으로 각각 잠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