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예배’. 크리스마스를 풀어쓴 말이다. ‘크리스트’는 예수 그리스도, ‘마스’는 예배를 의미한다. ‘연인’을 뜻하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가 ‘연인의 날’을 연상케 하는 날이 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미국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미국 기독교인 5명 가운데 4명 정도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잊었다”고 우려했다.
29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3명(75%)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잊었다’는데 고개를 끄덕였다. 5명 중 2명(42%)은 이 질문에 ‘매우 동의한다’고 밝혔고, 응답자를 기독교인으로 한정하면 5명 중 4명(84%)이 공감했다.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잊히고 있는 현실은 또 다른 통계로도 설명된다.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 라이프웨이리서치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전에 낸 통계를 보면 응답자의 대부분(91%)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5명 중 2명(42%) 정도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거의 모르거나 아예 모른다고 답했다.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답한 인원은 5명 중 1명(22%)에 불과했다. 크리스마스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이 날을 기념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에서도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다. 김상구 백석대 신대원 교수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역시 크리스마스를 연말 휴일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기독교인부터가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한다.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을 묵상하면서 신앙을 회복할 때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복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성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