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돈 봉투 부스럭 소리도 녹음”…국회는 노웅래 체포안 ‘부결’

입력 2022-12-28 17:56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투표에 앞서 체포동의요청 이유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돈을 받는 현장에서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그대로 녹음돼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증거가 그렇게 차고 넘치면 왜 조사 과정에서 묻지도 제시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았느냐.”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6000만원대 뇌물 수수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노 의원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271명 중 찬성 101명, 반대 161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부결 결정 후 “국민들이 오늘의 결정을 오래도록 기억하실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표결 전 본회의에 출석해 주요 증거와 관련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가결을 촉구했다.

한 장관은 “이 사안에 대해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파일이 있다”며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는 목소리,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또 사건 혐의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귀하게 쓸게요, 고맙습니다, 공감 정치로 보답하렵니다”라는 노 의원의 문자, “저번에 도와주셔서 잘 저걸 했는데 또 도와주느냐”는 노 의원 목소리가 녹음된 통화 녹음파일, 청탁받은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는 노 의원의 문자메시지, 청탁받은 내용이 적힌 노웅래 의원의 자필 메모와 의원실 보좌진의 업무수첩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지난 20여년간 중요한 부정부패 수사 다수를 직접 담당해 왔지만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녹음된 사건은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노 의원은 한 장관에게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차고 넘치면 왜 조사 과정에서 묻지도 제시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았느냐”며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갑자기 ‘녹취가 있다, 뭐가 있다’고 하는 것은 방어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어 “국회 표결에 영향을 미치려고 구체적으로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말하는 것, 이런 정치검찰의 수사를 믿을 수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녹취 내용에 대해서는 “몰래 두고 간 돈을 행정 비서가 퀵서비스를 통해 돌려보냈다”며 “돈 줬다는 사람도 돌려받았다고 하는데 녹취가 있다며 새로운 내용으로 부풀려서 언론플레이로 사실 조작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택에서 나왔다는 돈다발에 대해서는 “검찰이 봉투째 든 돈을 모두 꺼내 돈다발을 만들었다. 증거 사진이 그대로 있다”며 “한 마디로 검찰이 만든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례적인 인사로 고맙다고 한 것이 돈을 받은 것이냐”라며 “제 말을 고의적으로, 악질적으로 왜곡시켰다”고 반박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