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이성윤, 尹겨냥 “이런 검사 본적 없다” 비판

입력 2022-12-28 15:55
이른바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과 관련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지난 16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이런 검사는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연구위원은 앞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주장했었는데 비판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가 수사에 관여하고 중형을 구형한 피의자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음에도 ‘참 면목 없고 늘 죄송했다’ 따위 표현을 쓰며 사과한 사람은 윤석열 전 총장 이외에 본 적 없다”고 적었다.

그는 “단언컨대 검사 생활 29년간 이런 검사는 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신년 특별사면과 관련해 “고위공무원과 정치인들을 단죄해놓고 그게 잘못된 관행이었다며 사면해주는 경우도 처음 본다. 오죽하면 ‘사면 농단’ 지적이 나온다”며 “우리 헌정사에 이런 경우가 있었나”라고 했다.

이어 “검찰 70년 역사상 최악의 정치 검사는 윤석열 전 총장이라고 주장했던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발언이 새삼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사퇴시킬 목적으로 ‘찍어내기’ 감찰이 이뤄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2020년 10월 ‘채널A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갖고 있던 한동훈 검사장(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기록이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전달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수사팀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반대했지만 결국 자료가 넘어갔고 검찰은 이 연구위원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우영)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검찰 출석 전 “2020년 4월 29일 한동훈 전 검사장 수사 당시 전화기 너머로 윤석열 총장이 거침없는 말을 쏟아내며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라고 소리쳤다”며 “그때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자료 전달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제출 의무가 있는 법무부 감찰 규정에 따라 응한 것일 뿐”이라며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