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우려에…택시기사 살인범, 동거녀 시신수색 중단

입력 2022-12-28 15:14
27일 오후 경기 파주시의 한 강가에서 경찰이 살해당한 50대 여성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이다. 앞서 지난 25일 파주시에서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30대 남성 피의자가 4개월 전에 전 여자친구인 50대 여성을 살해해 이 일대에 유기했다고 이날 자백했다. 연합뉴스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숨겼다 검거된 30대 남성이 추가로 살해했다고 자백한 전 동거녀의 시신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시신 유기 장소인 한강 하구 일대에 유실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육상 수색을 즉각 중단했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28일 시신 유기 장소에서 벌였던 일체의 육상 수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신 드론 등을 이용한 공중 수색과 수중 수색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군 당국은 이날 오전 경기 김포·고양·파주 등 지역의 한강 하구 일대에 유실된 지뢰가 있을 수 있다고 통보했다. ‘목함지뢰’나 비무장지대(DMZ)에 매설됐다가 폭우 등에 흘러나온 M14 대인지뢰 등이 떠내려왔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찰은 피의자 A씨로부터 범행 시점과 시신 유기 장소 등 진술을 받고 지난 27일부터 수색 작업을 해왔다. 이날은 유기 지점인 공릉천을 중심으로 물의 흐름 등을 고려해 일대를 수색했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 물에 빠진 시신들이 자주 발견되는 교하댐 인근 수중을 집중해서 살펴봤다.

다만 지난여름 수도권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데다 범행 이후 5개월 가까이 지나 시신을 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유실 지뢰 우려라는 변수까지 등장했다. 최근까지 이어지는 영하의 강추위와 일대에 쌓인 눈 등 악천후도 수색 작업을 어렵게 한다.

경찰 관계자는 “육상 수색은 완전 중단이 아니라 잠시 멈춘 상태이며 재개 여부 등은 이후 판단할 것”이라며 “수변, 수중, 공중을 드론 등 기계로 입체적으로 수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일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지난 8월 초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전 여자친구였던 50대 여성 C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C씨와) 다투다가 둔기로 살해한 뒤 루프백에 시신을 담아 옮긴 뒤 천변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행 직후 모두 금전적인 이득을 취한 점 등으로 미뤄 계획적인 범행인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