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지난해 7월26일 창원교도소에 수감됐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감 520여일 만에 특별사면 됐다.
28일 자정 창원교도소를 나선 김 전 지사는 “따뜻한 봄에 나오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추운 겨울에 나왔다”며 ‘가석방 불원서’에서 밝혔듯 원치 않는 사면을 받아들여야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번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라며 “원치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방법이 없었다. 결론적으로 보낸 쪽이나 받은 쪽이나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 통합은 이런 일방통행,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이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정치의 중요한 역할이 갈등을 조정, 완화하고 대화, 타협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인데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곳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동안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것을 돌아봤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제가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토해 더 따듯한 사회를 만드는 걸음이 되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 하겠다”고 출소 소감을 마무리했다.
정부는 내년 5월 형기 만료를 앞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복권 없이 사면해 잔여 형만 면제된 김 전 지사는 2027년 12월28일까지 피선거권이 없어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향 후 당직 수행 등 사면 뒤 행보에 대한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지사의 사면이 지역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 되고 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출소 후 첫 일정으로 28일 오전 10시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권양숙 여사 환담에 이어 서울로 향해 가족들과 지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