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MB 왜 갑자기 나오나…미운 사람만 혐의 씌워”

입력 2022-12-28 04:40 수정 2022-12-28 09:3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주민센터에서 열린 '경청 투어' 국민보고회에서 지지자와 당원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2월 동부구치소 수감 도중 병원 치료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MB) 특별사면을 두고 “MB는 왜 갑자기 나오는 것이냐. 균형이 안 맞지 않느냐”며 윤석열정부를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27일 저녁 전남 무안군 남악주민센터에서 열린 ‘경청투어 국민보고회’에서 “권력을 고스톱판에서 딴 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권한 행사를 하려면 타당성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동시 사면하면서도 김 전 지사는 ‘복권 없는 형 면제’가 이뤄진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는 힘센 사람 가족들은 혐의가 분명해도 그냥 눈 감고, 미운 사람은 없는 것도 만들어서 강제로 뒤집어씌워 고생 실컷 하라는 방식의 권력 행사”라며 “정치도 아닌 이런 폭력적 지배를 우리는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0시를 기해 사면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날 새벽 자신이 출소한 경남 창원교도소 앞에서 입장표명을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지사 등이 포함된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했다. 뉴시스

그는 북한 무인기의 남측 영공 침범 사건에 대해서도 “7시간 동안 국민이 모르고 있었다. 정부가 사이렌이라도 울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 대체 뭐 하고 있었냐”며 “그러고도 미안하다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이 정권은 무능할 뿐 아니라 섬세하지도 기민하지도 못하고 책임감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언제나 기득권과 부딪쳤기 때문에 힘센 그들에겐 눈엣가시였던 모양”이라며 “절 한번 잡아보겠다고 다른 사건 다 팽개치고 매달려 있는데, 그래도 아직 저는 버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저를 안다는 이유만으로 압수수색을 지금 10번씩 받은 사람이 있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나오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내 편 챙기기”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가 국민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통령 사면을 끝내 강행하는 것 같다. 심지어 국정농단 정권 핵심 인사들도 줄줄이 특사 명단에 올랐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중대 범죄자들을 풀어주기 위해 야당 인사를 들러리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라며 김 전 지사 사면 논란에 대한 불쾌감을 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