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당시 사고를 안 지 85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미 골든타임이 지났었다”고 27일 말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성급한 발언이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이 장관의 당일 대응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이 장관은 참사 당일인 10월 29일 오후 11시20분쯤 사건을 인지한 지 85분이 지난 30일 0시45분쯤 현장에 도착한 것이 ‘시간낭비’였다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은 윤 의원이 “직접 운전해서 갔느냐, 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렸느냐”라고 묻자 “기사가 왔다. (기사가 오는 사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이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사는 수행 기사가 장관의 자택인 압구정까지 차를 몰고 오느라 시간을 허비했다고 재차 지적하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윤 의원은 “통상적인 사람이라면 택시라도 타고 가면서 지시를 내린다. 상황실로 가든 현장으로 가든 그 시간에 수행비서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85분을 낭비한 것”이라고 말하자 이 장관은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그걸 말이라고 하냐”고 소리치자 이 장관은 “제가 그사이에 놀고 있었겠습니까.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보세요”라며 “나름대로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고 맞섰다.
이후 이런 발언에 대해 오영환 민주당 의원이 재차 지적하자 이 장관은 “제가 골든타임을 판단할 자격이 없는데 성급하게 말한 것 같다”며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참사 당시) 현안만 파악하라고 한 게 아니라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지시했다”며 환자 이송, 경찰 중심 사고 현장 통제, 인파 해산, 상점 영업 종료, 소방 중심 인명구조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거리에 방치된 사상자 중 1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으면 살리도록 다시 한번 더블체크할 것을 제일 처음으로 지시했다”며 “모든 병원에 연락해 환자를 바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도착했을 때 차량이 꽉 막혀서 경찰에 차량을 통제하라고 했다. 젊은 친구들이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춤추고 노래 불렀던 상황”이라며 “이 사람들을 해산시키고 업주들에게도 영업종료를 유도하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 장관은 지시사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우상호 특조위원장의 지적엔 “제가 현장에서 지시한 내용은 다 이뤄진 걸로 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