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내년 3월 8일 개최하기로 확정하면서 당권 레이스가 본격 개막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의 ‘김장연대’가 가시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당권 주자들 간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 날짜는 내년 3월 8일로 결정했다”며 “결선투표를 하더라도 최종 결과 발표는 비대위 임기 만료일인 3월 12일 이전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후보 간 합동토론회 등 전체 일정은 30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2월 초 후보자 등록을 시작한 후 예비경선을 거쳐 컷오프를 하고, 2월 중순부터 본경선을 진행하는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장소는 잠실 올림픽공원 내 핸드볼경기장으로 결정됐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에는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임명됐다. 선관위는 컷오프 룰 등을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경선 룰이 ‘당원투표 100%’로 바뀐 만큼 컷오프 룰 역시 ‘당원 여론조사 100%’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전당대회 시간표가 확정되면서 당권 주자들 간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 의원은 이날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서 ‘김장연대’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혼자가 아니라 두 명이 같이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며 “맛있는 김장을 해 부산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당대표의 대표적인 자질은 연대해 통합을 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인데, 누가 80만 당원을 연대와 통합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라며 “김 의원은 덕장이자 용장의 자질을 갖춘 지도자”라고 화답했다.
김 의원이 ‘윤심(尹心)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장 의원과 이처럼 밀착하자 다른 주자들은 견제에 나섰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런저런 연대론이 나오는데 그건 자신 없다는 소리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향후 비전에 대한) 언급 없이 그냥 연대에 너무 집중하게 되는 모습들이 그렇게 썩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 1~2위를 달리는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높은 인지도를 앞세운 두 주자의 레이스 합류 여부에 따라 판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SBS에 출연해 ‘윤심이 곧 당심’으로 여겨지는 당내 분위기를 꼬집었다. 그는 “전당대회가 윤 대통령에게 잘 보이는 재롱잔치 비슷하게 돼가고 있다”면서 “당대표가 된다면 혁신과 변화, 20년 전 국민의힘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씀은 ‘당대표 되세요’”라고 밝히며 출마 가능성을 높였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